가족, 사랑, 결혼, 친구, 육아, 은퇴…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는 고민들이다. 삶의 가치를 찾는 자연스러운 과정이기도 하다. 이런 고민들을 혼자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인생을 먼저 산 선배 세대들과 함께 해법을 찾는다면 어떨까? 인생나눔교실은 이런 생각에서 출발했다. 시대와 사회의 다변화로 헐거워진 공동체를 단단히 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를 만드는 일에 많은 시니어가 동참하며 나눔의 즐거움과 행복을 얻고 있다.

WORDS. 한율

삶과 인생을 나누는 소중한 일

2015년부터 시작된 인생나눔교실은 ‘함께 나누는 힘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슬로건과 공존, 공생, 공유, 공감의 키워드로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 인문정신문화 사업이다. 이는 이름 그대로, 선배 세대가 새내기 세대에게 전하는 삶의 경험과 지혜를 뜻한다.

인생나눔교실은 자신의 인생을 다른 구성원의, 서로 다른 배경과 스토리를 지닌 다양한 삶과 교감하면서 공유하는 경험을 통해 사회 공동체의 성숙한 구성원으로서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50세 이상이 주체적으로 참여하여 사회가 직면한 이슈와 갈등을 세대 관점으로 성찰하며 포용하는 어른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업이다.

인생나눔교실은 다양한 주체의 협력을 통해 이뤄진다. 우선 문화체육관광부가 사업 지원 및 운영을 총괄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사업 세부실행계획을 수립한 후 권역별 주관처를 행정적으로 지원한다. 지역 주관처는 지역 내에 인생나눔 문화를 확산하고 지역 인력과 참여 기관을 발굴하여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는 역할을 한다.

올해 인생나눔교실의 수도권지역 주관처인 서경대학교 예술교육센터는 이와 같은 인문활동의 지속가능함을 모색하고자 ‘인생삼모작 인생나눔학교’ 플랫폼을 구축하고, ‘찾아가는 인생나눔교실’의 나눔가치 확산을 위해 멘티기관 및 그룹의 다변화를 꾀하며, ‘삼삼오오 인생나눔활동’의 질적 향상을 위한 지역 거점기관 및 그룹을 심화하여 운영하는 등 다양한 세부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인문멘토링의 환경 변화에 따라 ‘인생삼모작 인생나눔학교’의 경우 온라인 소통을 위한 실질적인 기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한편, 인문멘토링의 취지와 세대 간 관점에 대한 이해를 놓치지 않고자 『90년생이 온다』의 저자인 임홍택 작가와 다른 세대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함께 나누고, 아울러 3년째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정숙경 멘토와 안령 튜터가 전하는 생생한 멘토링 현장의 이야기 등 다채롭게 온라인 인생나눔학교를 채울 예정이다.

나눔을 통해 행복을 얻고 힐링을 하다

인생나눔교실은 은퇴 인력의 인문적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해 여러 사회 문제를 해소하고자 하는 멘토링 프로그램 ‘찾아가는 인생나눔교실’, 공유와 공감, 공생의 인문적 과정으로 삶을 성찰하고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 마련한 ‘삼삼오오 인생 나눔활동’, ‘우리동네 인생나눔교실’, ‘세대 공감 콘텐츠 실험실’ 등으로 구성된다.

‘찾아가는 인생나눔교실’ 멘토링을 통해 세대 간 만남을 진행한다. 50세 이상의 멘토가 어린이, 청소년, 청년의 후배 세대를 만나 삶의 경험을 나누기도 하고, 선배 세대인 어르신들을 만나 삶의 길을 다시 묻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전국 195명의 멘토봉사단이 군인, 아동 및 청소년 등 후배 세대 그룹 243개를 찾아가 3,000회에 육박하는 인생 상담을 진행했다.

올해 인생나눔교실의 멘토봉사단으로 선발된 수도권지역 45인의 멘토는 3월부터 멘티와 활동이 계획되어 있었으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오는 8월부터 비대면 온라인 멘토링을 전격 실시했다. 이에 앞서 멘토봉사단은 멘티들과 비대면 온라인 소통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튜터들과 온라인학습 소모임을 진행해 왔으며, 하반기에 인문멘토링을 시작한다.

‘삼삼오오 인생나눔활동’은 만 50세 이상 중·장년 세대가 주체가 돼 다양한 생각과 고민을 동네 이웃과 함께 풀어가는 지역 중심 소규모 활동이다.

단순 교류형 프로그램을 넘어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으며, 개인 또는 사회의 문제를 이웃과 함께 해결해 나가며 서로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는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이외에도 우리동네에서 인문멘토링을 직접 기획·운영해보는 ‘우리동네 인생나눔교실’, 인생나눔교실이 지닌 세대 이슈를 발굴하고 온라인에서 공유·확산·공감을 이끌어내는 ‘세대 공감 콘텐츠 실험실’ 등으로 다양한 소통을 이뤄나갈 예정이다.

공동체의 소중함, 그리고 시니어의 역할

인생나눔교실은 공존, 공생, 공유, 공감의 가치에 공감하는 인문적 소양을 가진 50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여기에서 ‘인문적 소양’이란 가진 삶을 통해 축적된 삶의 소양을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성숙함을 의미한다. 사회가 직면한 이슈와 갈등을 세대 관점으로 성찰하는 시니어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또 시니어들은 노년의 삶을 준비하는 시기, 다른 세대와 소통하면서 에너지를 얻고 함께 배워가며 성숙한 노년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인생나눔교실의 총책임자인 한정섭 센터장(서경대학교 예술대학 공연예술학부 교수)은 “인생나눔교실은 세대 간 인문적 만남과 공감 형성을 통한 인간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함은 물론 신중년을 비롯한 중·장년 세대가 주도하는 인문활동 확산으로 고령화에 대한 현대사회의 인식 전환에 기여할 것”이라며 “찾아가는 인생나눔교실은 멘티의 자발적 참여와 멘토의 지속적 활동을 독려하여, 생활 속 인문가치의 발견을 넘어 실천적 범위로 지속가능한 인문활동 확산에 이바지하길 기대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우리가 사는 현실은 수많은 불확실성과 다양한 갈등을 맞닥뜨린다.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변화로 수많은 사회 문제가 불거지기도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공동체의 순기능이 아닐까. 소통과 공감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를 전하는 인생나눔교실은 함께 사는 삶이 곧 배움이었던 시대의 소중한 가치를 오늘날 재현하고 있다.

“30년 간 직장생활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 나누고 싶어”

IT 분야에서 30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고 은퇴 했습니다.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직장 후배들을 많이 만났는데, 저 스스로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제 경험을 후배 세대에게 전해주면 좋을 것 같아서 올해 멘토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군부대 하사관 6명을 대상으로 첫 활동을 했는데, 준비하는 동안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시간이었고, 행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자기계발, 행복과 건강, 세상을 보는 눈, 인문·예술 등의 다양한 방면으로 후배 세대들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멘토링이 진행되고 있는데,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내용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내용으로 후배 세대와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미술사조와 곁들인 삶의 다양한 주제들로 소통하는 시간이 즐겁습니다!”

조각가로 활동하면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학생을 대상으로 교양 수업을 하다 보니 더 많은 사람들과 수업 내용을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서경대학교에서 주관하는 ‘인생나눔교실’을 알게 되었고, 2년 전부터 멘토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성북온가족지원센터에서 30~40대 맞벌이 주부를 대상으로 멘토링을 하고 있는데요. 가족, 고향, 종교, 신념, 좌우명, 노후계획 등 삶의 다양한 주제들 근·현대미술사의 여러 미술사조에서 작가나 작품 이야기를 곁들여서 멘티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멘티분들로부터 미술이나 인문 등 제가 준비한 내용이 흥미로웠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보람을 느낍니다.